헬스케어TF 꾸린 삼정, 인력 충원 나선 안진
대형 거래 사라진 M&A 시장서 헬스케어 주목
미용의료기기 외 바이오 벤처도 M&A 수요↑
자문 요청 늘어도…진입장벽 높고 인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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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대형 회계법인들이 헬스케어 자문에 힘을 싣고 있다. 미용의료기기 업체들과 국내 바이오 벤처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들은 늘어나는 M&A, 투자 자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헬스케어 전문팀을 꾸리거나 확장하고 있다. 헬스케어 산업의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전문 인력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는 헬스케어 산업 내 M&A와 투자 자문을 수행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재무자문 부문의 서무성 전무가 TF 리더를 맡았고, 컨설팅 부문에서는 전략컨설팅을 담당하던 박경수 상무가 TF에 합류했다. 이를 통해 재무자문과 컨설팅 부문에서 각기 진행하던 헬스케어 분야의 딜과 실사 자문을 통합해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삼정KPMG 관계자는 "헬스케어 분야의 역량이 개별 부문에 산재하는 측면이 있어 이를 TF로 묶어 기업 발굴과 실사, 가치 평가, 거래 구조 설계, 투자 유치, M&A 이후의 통합(PMI) 작업을 함께 제공할 계획"이라며 "향후 세무와 관련한 영역으로도 TF의 역량을 확대해 바이오·헬스케어 업무를 전사적으로 다뤄나가겠다"고 했다.
최근 M&A 시장에서 대형 거래가 자취를 감춘 가운데 제약·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병원·요양기관을 비롯한 헬스케어 산업 내 기업·기관의 자문, 실사 수요가 늘어난 점이 TF를 꾸린 배경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이런 수요가 전통적인 제약 산업에 한정됐지만 이제는 의료기기는 물론 의약품 유통업,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영역이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용의료기기 업체들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러브콜을 받으며 대형 M&A도 잦아지는 추세다. VIG파트너스가 최근 미용의료기기 기업 비올을 인수했고 ▲프리미어파트너스의 바임 인수 ▲베인캐피탈의 클래시스 인수 ▲한앤컴퍼니의 루트로닉 인수 등 회계법인의 자문이 필요한 헬스케어 분야의 거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작은 바이오 벤처들 사이에서도 자문 수요가 늘어나는 점은 마찬가지다. 50년대생 창업자들이 은퇴 시기를 맞았지만 자녀들이 승계 의사가 없어 기업 매각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바이오 벤처의 경우 매도 희망 기업이 늘어나고 있고, 글로벌 빅파마로 기술이전을 추진하려는 바이오 기업들도 전략 방향을 수립할 때 회계법인을 찾고 있다.
이런 변화는 신사업을 발굴하려는 대형 회계법인의 눈을 헬스케어 산업으로 다시 이끌고 있다.
삼일PwC는 서용범 파트너가 리더인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파트너들을 꾸준히 충원해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0여 명 정도였던 인력은 현재 20여 명으로 늘어났다. 홍성표, 홍준혁, 홍승환 등 M&A 분야 파트너는 물론 감사, 세무 분야 전문가 파트너가 이 조직에 합류해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현재 경영자문부문 내 생명과학·헬스케어 부문에서 일할 시니어 컨설턴트와 매니저를 모집하고 있다. 편제성 파트너가 리더를 맡고 있으며 제약·바이오 기업을 비롯한 산업계 출신 전문가가 가치 평가, 전략 수립, 투자 자문을 수행한다. 회계법인은 통상 헬스케어 분야 딜 업무와 컨설팅을 별도 수행하지만, 딜로이트안진은 이를 라이프사이언스·헬스케어 전담팀에서 통합적으로 진행한다.
EY한영은 전략·재무자문과 컨설팅, 감사, 세무 분야 파트너로 구성된 헬스앤라이프사이언스(HLS)팀을 운영한다. 전략·재무자문부문인 EY파르테논에서는 오봉진 파트너가 리더를 맡고 있는데 한미사이언스 자회사인 코리그룹, 보령바이오파마의 실사·평가를 진행하기도 했다. EY한영 관계자는 "헬스케어 분야 인력 확충은 물론 바이오 벤처의 기술이전으로도 자문 영역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